너는 이제 무서워 하지 않아도 된다.
가난도 고독도 그 어떤 눈길도

너는 이제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된다.
조그마한 인정을 얻기 위하여 견디어 온 모든 타협을

고요히 누워서 네가 지금 가는 곳에는 너같은 순한 사람들과
이제는 순할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이 다같이 잠들어 있다.

생을 마감하는 곳에서,,,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다.
하지만,,,사진에 찍히면서 어떤 표정을 지어야할지 한참을 고민했다.

잿가루가 얼굴로 날라온다.....

죽음을 바라보는 사람들,,



파슈파티 앞을 지키고 있던 소,,
소가 사람보다 나은 대접을 받는 나라이다.

집이 있는 자는 집을 그리워하고
집이 있는 자는 빈들녘의 바람을 그리워한다.
나의 집을 떠나 길위에 서서 생각하니
삶에서 잃은 것도 없고 얻은 것도 없다.
모든 것들이 빈 들녘의 바람처럼
세월을 몰고 다만 멀어져 갔다.
어떤 자는 울면서 웃는 날을 그리워하고
웃는자는 웃음끝에 다가올 울음을 그리워한다.
나 길가에 피어난 꽃에게 묻는다.
나는 무엇을 위하여 살았으며
또 무엇을 위해서 살지 않았는가를
살아있는 자는 죽을 것을 염려하고
죽어가는 자는 더 살지 못했음을 아쉬워한다.
자유가 없는 자는 자유를 그리워하고
어떤 나그네는 자유에 지쳐 길위에 쓰러진다.

류시화

삶이 나에게 가르쳐 준 것들